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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속의 개

손병환   ㅣ  2017-12-30 오후 10:36:30  ㅣ  

   

옛 그림 속의 개

2018년은 개의 해 '무술년(戊戌年)'이다.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개의 모습

 수렵도(부분), 고구려 무용총 주실 서벽, 5세기 후반, 중국 집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림이다. 오랜 세월 교과서에 빠짐없이 실렸기 때문이다. 중국 집안 지역에 있는 무용총의 '수렵도'인데, 5세기 후반 고구려 무사들이 훈련 삼아 호랑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다. 무사들은 말을 탄 채 달려가는 호랑이를 향해 화살을 겨눈다. 북방 고구려 사람들의 거친 기상이 물씬하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개를 발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기마 인물과 호랑이에 시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중앙의 검정 말 아래를 보면 검은 개가 무사와 함께 호랑이를 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꼬리가 펼쳐져 있고 보폭이 크다. 개는 늑대를 조상으로 하는 동물이라 지구력이 호랑이보다 뛰어나다.

개는 인류역사의 거의 전 시대에 걸쳐 사람의 친구였다. 이 그림을 통해 고구려 시대에도 개가 사람의 반려였음을 알 수 있다. 다가오는 2018년은 개의 해 '무술년(戊戌年)'이다.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개의 모습을 찾아보자.

 부억, 고기간, 차고(부분), 고구려 안악 3호분 동실 북벽, 357, 황해 안악

고구려 그림을 하나 더 보자. 황해도 안악에 있는 고분 벽화다. 기록을 통해 그림을 그린 시기가 서기 357년으로 확인됐다. 그림은 부엌을 그린 것인데, 무덤의 주인이 살던 곳을 그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부엌 아궁이에는 불이 활활 타고 아낙네가 큰 솥을 걸어 놓고 요리를 하고 있다. 그 앞에 개 두 마리가 보인다. 흐릿하지만 검고, 귀가 뾰족하며, 꼬리는 말리지 않고 펼쳐져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위 수렵도에서 사냥터를 누비는 개와 거의 같다. 고구려의 사냥개는 임무를 마치고 나면 저런 공간에서 휴식했던 모양이다.

 문배도, 서울 개인장

조선 민화의 한 종류로 개를 그린 '문배도'(門排圖). 문배도는 문에 붙이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대문에 이런 그림이 붙어 있으면 한결 생동감 있고 예술적 운치가 있었을 것이다.

조선의 민화에는 동물이 다양하게 등장했는데, 호랑이, 사자, , , 잉어 등이 주인공이었다. 민화에는 모두 액을 막고 경사가 오기를 바라는 믿음이 담겨 있었으나 차차 장식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문배도, 서울 개인장

이 그림도 문배도다. 범이나 상상 속의 동물을 그린 것 같다. 개 그림에 비해 화려하다.

 김홍도의 삼공불환도(부분), 1801, 133.7cm cm 418.4cm, 서울개인장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란 영의정·좌의정·우의정 삼공이 전원의 생활을 누리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김홍도가 그린 이 그림은 길이가 4m가 넘는 대작인데 담장 너머에는 산과 들판과 바다가 펼쳐지는 자연을 그리고 있다.

기와집 안에는 삼공이 각기 기거하고 노루와 학, 닭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데 역시 개가 빠지지 않는다. 처마 아래 두 마리의 개는 닭이 모이를 쪼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림에서 빠졌다면 허전했을 것이다.

 김홍도 풍속화첩 중 '점심'

조선 민초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논밭인지 작업장인지 알 수 없으나, 모두 흡족하게 먹고 마시고 있다. 총각 하나는 술병을 들고 어른들의 시중을 기다리고, 갓난아기도 엄마 젖을 빨고 있다. 그리고, 개도 있다. 물론 순서는 좀 기다려야 한다. 저 선량한 사람들은 개도 배불리 먹일 게 틀림없다. 개는 그것을 아는 듯 보채지 않고 점잖게 기다린다.

 김득신의 성하직리, 간송미술관

김득신(金得臣, 1754~1824)은 조선 후기의 화원으로 그의 그림은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 사진을 보는 것 같다. 병아리를 물고 도망가는 들고양이와 이에 놀란 닭, 이를 긴 담뱃대로 잡으려는 남성이 포착된 '야묘도추'가 대표적이다.

'성하직리'(盛夏織履)란 여름날의 짚신 삼기다. 장년 사내가 근육을 꿈틀거리며 짚신 삼기에 몰두하고 있다. 노동으로 뭉쳤을 장딴지와 팔의 알통이 대단하다. 그를 지켜보는 아버지는 노쇠했으나 눈빛만은 형형해 아들이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손자도 그 뒤에서 아버지의 작업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족, 개가 지켜본다. 여름이니까 덥다. 혀를 빼물고 꼬리를 파닥파닥 부채처럼 흔들고 있다.

 신윤복의 이부탐춘, 간송미술관

'이부탐춘'(?婦耽春)'과부가 봄빛을 탐한다'고 옮길 수 있겠다. 높다란 담장을 넘어오는 매화나무에 하얀 꽃이 만발했으니 봄이 한창이다. 그러나 과부는 매화 따윈 관심도 없다. 눈 앞에 펼쳐진 개들의 짝짓기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

두 여인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개 한 쌍이 교미하는 걸 바라보고 있다. 한 마리는 담장 아래 개구멍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다. 과부는 소복을 하고 있으나 다리를 복잡하게 꼬고 입술은 알듯 모를 듯 미소를 흘리고 있다. 옆의 계집종은 놀란 표정으로 손은 자기도 모르게 마님의 종아리를 꼬집고 있다. 분위기에 일조하려는 듯 참새 한 쌍도 짝짓기가 한창이다.

이쯤 되면 과부가 탐하는 봄빛은 그냥 봄빛이 아니다. 높다란 담장 안에 펼쳐진 질펀한 '춘정'을 즐긴다고 옮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춘화를 방불케 하는 이 그림은 국보 135호로 지정된 혜원풍속도첩의 30장 그림에 포함되어 있다.

 이암의 모견, 국립중앙박물관

이게 과연 개의 표정인가 싶다. 새끼들이 어깨에 기대고 젖을 빠는 모습을 바라보는 어미 개의 얼굴이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 여인과 다르지 않다. 조선 중기의 화가 이 암(1507~1566)이 그린 '모견도'(어미 개와 강아지). 옛사람들은 집에 이런 것을 걸어 두고 그림과 같은 평화와 복을 기원했을 것이다.

 이암 화조구자, 서울 개인장

이 암의 다른 그림 '화조구자'(花鳥狗子). 새가 앉은 꽃나무 아래 세 강아지가 세상 편하게 쉬고 있다. 강아지들의 색이 모견도와 같다. 이 강아지들은 이 암의 전속 모델로 실존했던 게 아닐까.

 김두량의 긁는 개, 국립중앙박물관

검은 개가 나무 아래 앉아 뒷다리를 들어 몸통을 벅벅 긁고 있다. 제법 나이 들어 보이는 개는 시원한지 눈매가 게슴츠레해졌다. 한올 한올 정밀하게 그린 수북한 털이 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것 같다.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명작이다.

작가 김두량(1696~1763)은 조선 영조 시절의 도화서원이었다. 인물, 풍속, 산수, 동물 등 모든 분야에 능해 왕으로부터 '남리'(南里)라는 호를 받기도 했다. '긁는 개'는 김두량의 그림 중에서도 대표작이다.

 김두량의 삽살개, 일본 개인 소장,

이 사진은 1995년 기자가 일본 도쿄 출장갔을 때 한 골동품상에서 직접 촬영한 것이다. 황금색 비단 바탕의 족자로 보관되어 있었다. 최정동 기자

.

김두량의 다른 개그림 '삽살개'. 몸통과 꼬리의 털이 생동감 있게 표현된 것은 '긁는 개'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무언가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려 짖고 있어 분위기가 다르다. 이 그림이 유명한 이유는 영조가 화제(畵題)를 직접 써 주었기 때문이다. 왕은 1743년 김두량이 그린 개 그림을 보고 이렇게 썼다.

柴門夜直(사립문에서 밤을 지킴이) / 是爾之任(네 소임이거늘),

如何途上(너는 어찌하여 길에서도) / 晝亦若此(대낮에도 짖어대느냐).”

시끄러운 개를 꾸짖는 소리로 들리지만, 이 화제에는 정치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된다. 즉 영조 대에 더욱 심화하는 붕당정치를 해결하기 위해 왕은 탕평책을 실시하였는데 정치 주도세력인 노론이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나서는 것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조의 속마음은 이랬을 것이다.

"관리라면 각자 주어진 소임을 다하면 그만이거늘, 어찌 왕이 행하는 정책에 사사건건 개 짖듯이 시비를 걸고 나서느냐."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사진관] 에로틱하거나 혹은 정치적.. 옛 그림 속의 개

댓글 :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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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동16-05-19 17:36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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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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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16-05-19 17:36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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