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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불교신문] 내 밥은 내가차린다. 삼식이들의 반란, 서울노인복지센터 요리교실 집밥의 정석

담당자   ㅣ  2018-03-20 오전 9:10:27  ㅣ  

   


   
“내 밥은 내가 차린다”…
삼식이들의 반란서울노인복지센터 요리교실 ‘집밥의 정석’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8.03.19 19:33

서울노인복지센터 요리교실 ‘집밥의 정석’ 수강생 절반 이상은 70대 남자 어르신들이다. 사진은 3월19일 진행된 요리교실에서 알배추 겉절이를 만들고 있는 어르신들.

쑹덩 쑹덩, 알배추 자르는 칼질이 조금 서툴러 보여도 겉절이 무치는 모양이 제법이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간장, 설탕에 풋내를 없애주는 생강과 감칠맛을 내는 멸치액젓까지, 정성 가득 들어간 양념이 아까웠던지 남은 배추 한 장을 집어 양념그릇을 쓱쓱 닦아내는 모습이 보통이 아니다. “음식 만드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오. 우리 안사람도 고생 꽤나 했겠어. 집사람 귀하고 음식 아까운 줄 여기 와서 배웠지.” 정년 퇴직 후 ‘삼식이(집에서 세 끼니를 모두 챙겨먹는 남편)’가 됐다는 김성오(75) 할아버지 말이다.


오늘(3월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늦은 오후가 되자 60~70대 어르신 7명이 요리연구소로 모였다. 이날은 복지센터가 운영하는 요리교실 ‘집밥의 정석’ 수업이 있는 날. 집사람으로부터 ‘삼식이’ 취급당하기 싫어 직접 밥상을 차려먹기 위해 나왔다는 어르신부터, 곧 있을 해외여행에서 친구들에게 근사한 한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어르신까지 수강생의 사연도 다양했다.


요리교실 수강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차림의 김성오 할아버지도 그 중 한명. 이날도 회사에 출근하듯 새하얀 와이셔츠에 정장 조끼와 바지를 갖춰 입은 김 할아버지는 “요리교실이라고 해서 꼭 여자들만 배워야 한다는 법 있냐”며 “우리 같은 할아버지들이야 말로 꼭 음식하는 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임에 가면 이제는 예전과 달리 남자가 뭘 그런 걸 하냐는 사람보다 ‘나도 배우고 싶다’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걸 실감한다”는 김 할아버지는 “요리를 배우고 나니 스스로 자신감도 생기고 집사람과 사이도 더 좋아졌다”고.


김 할아버지 말처럼 ‘집밥의 정석’ 요리교실은 복지관 남자 어르신들 사이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10명 내외로 운영되는데 70대 이상 남자 어르신이 수강생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70대’ ‘남자’ 수강생들에게 유독 복지관 요리교실 프로그램이 각광받는 이유는 뭘까. 남자 어르신들은 여성 수강생이 득실득실한 일반 학원에 비해 그나마 덜한 멋쩍음, 마누라가 없을 때도 혼자 만들어 먹기 쉬운 메뉴 구성, 밖에서 사먹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결과물, 음식을 만들며 느끼는 동질감과 유대감 때문이라 말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방에는 얼씬 조차 안했다던 김총수(76) 할아버지는 “요리 교실을 다니며 설거지라는 것을 난생 처음 해봤다”며 “요리를 배운지 3년이 지난 지금은 내 손으로 밥도 잘 차려먹고 아주 손쉬운 요리는 가족들에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했다.

칼질은 서툴지만 애정을 담아 열심이다.

김 할아버지처럼 요리교실에 오는 남자 수강생 대부분은 모두 요리 초보자들. 은퇴 전까지는 부엌에서 손에 물 한번 묻혀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다수다. ‘집밥의 정석’ 강사 조영순 씨는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아내와 단 둘이 살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남자 어르신들에게 요리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며 “아내가 없어도 스스로 충분히 끼니를 챙겨먹을 수 있다는 안도감 뿐 아니라 늦은 나이에도 뭔가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요리교실 장점은 “아내의 구박을 사랑으로 바꾸는 데 있다”고.


수년간 사업을 하다 은퇴 후 아내와 단 둘이 산다는 강일중(67) 씨도 마찬가지. 친구들을 만나러 자주 밖으로 나가는 아내에게 때마다 ‘밥타령’을 할 수 없어 혼자 라면 끓여먹던 날이 많았다는 강 씨.


“집에서 끼니마다 아내가 하도 구박을 해 자의반 타의반 배우기 시작했죠. 막상 배워보니 즐겁고 재미있더라구요. 내 밥은 내가 차려먹으니, 아내 구박도 덜 받게 되고... 이제는 세상이 예전 같지 않아요. 요즘엔 아내 이겨먹을라고 하는 남편만큼 바보 같은 게 없어요. 내가 그래서 우리 마누라 말이라면 무조건 져주지요. 그래서 지금도 여기 있는 것 아닙니까. 요즘엔 우리 집사람이 세 끼 다 나한테 하라고 할까봐 무섭다니까요. 하하.”

요리교실에 올 때도 회사에 다닐 때처럼 정장 차림을 하고 오는 김성오 어르신.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의 원문 :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64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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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16-05-19 17:36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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