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재)아름다운동행(이사장 원행)은 저소득 독거 어르신을 위한 ‘사찰음식 생일상’을 지원하는 동행수라 사업을 11월 27일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한다.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서 진행된 첫 동행수라 현장부터 지역 곳곳에 퍼져나갈 불교계의 따뜻한 나눔 보시행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사찰음식으로 구성된 '원식' 메뉴에는 11월이 생일인 어르신들을 위해 특별히 미역국이 더해졌다. 동행수라 대상자 어르신들이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어르신, 이 두부는 양산 통도사 불자들이 직접 만든 두부예요.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건강에도 좋고 맛도 순해요. 드셔보세요.”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가을철 식재료로 정성껏 차린 사찰음식이 차례대로 생일상에 올랐다.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봉사자들의 축하를 받는 어르신들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저소득 독거 어르신을 위해 ‘사찰음식 생일상’을 대접하는 불교계 자비나눔 사업이 첫 술을 떴다. (재)아름다운동행(이사장 원행)은 11월 27일 서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5층 발우공양서 ‘생애 잊지 못할 생신상-동행수라’ 사업을 진행했다. 이날 서울노인복지센터서 추천받은 어르신 7명은 아름다운동행 지원단 봉사자들과 함께 특별한 생일 한 끼로 축하를 받았다.
박찬정 아름다운동행 사무국장은 “예전 궁중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밥을 높여 이르던 ‘수라’처럼, 그간 사회를 위해 헌신하신 어르신들에게 보답하고자 불교계에서 특별한 생신상을 선물로 준비했다”며 “사찰음식과 더불어 불교 전통과 문화를 함께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대된 어르신들은 모두 11월이 생일인 만큼, 식사에 앞서 생일케이크 행사도 마련됐다. 행사 참가자들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사시란 의미를 담아 1살짜리 초 7개를 꽂아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다. 발우공양의 ‘원식’ 메뉴에 특별히 준비한 미역국이 더해지자 잔치 분위기를 돋웠다.
자신이 불자임을 밝힌 김장호(가명, 80) 어르신은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드시는 것만 봤는데 이렇게 직접 먹으니 좋다”며 “불교계에서 색다른 생일상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의미를 담은 축하를 받아서 불자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옥주(가명, 79) 어르신은 발우공양이 불교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인지를 물으면서 “미혼이라 자식도 없고, 혼자 사는 나에게 생일을 챙겨줄 사람이 없었다. 이렇게 축하해주니 고맙다. 음식이 입에 잘 맞다”고 인사했다.
아름다운동행은 이날을 시작으로 2019년 3월 5일까지 화요일 오전 11시 30분마다 동행수라상을 11번 더 차리게 된다. 발우공양서 식사를 마친 뒤에는 서울 조계사 경내를 산책하거나, 봉사자들과 어르신이 함께 차담 나누기, 불교중앙박물관 탐방 등 일정도 추가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교계는 연말을 앞두고 자비나눔 움직임이 한창이다. 김장김치와 이불 등 생필품을 소외이웃에게 전달하는 방식부터 SNS인 카카오 등을 통해 기부하는 모금 캠페인 방식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인 나눔행사로는 서울 봉은사의 김장나눔축제, 옥수재가노인지원센터의 한파대비물품 마련 모금함, 부산 보현회의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교복 지원 떡 판매 등이 있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는 12월 8일 오전 9시 경내 주차장 일대서 김장나눔축제를 연다. 해마다 진행해온 김장축제서 담근 김치 일부는 소외 이웃과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전달된다. 봉은사는 행사에 쓰일 찹쌀, 고춧가루 등 보시를 받고 있다.
(사)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는 12월 10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중계 2, 3동 주민센터 5층 대강당서 ‘제5회 생명나눔과 함께하는 따뜻한 정 나누기’ 행사를 개최한다. 독거 장애인 및 어르신 200세대에 솜이불 200채와 컵라면 200박스가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 강북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민숙)은 12월 17일 오후 1시 30분 수유중학교 식당 및 화계 경로당서 ‘수유중학교-경로당 연계 김장행사’를 연다. 교육복지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김장나눔은 수유·인수 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지역 어르신에게 전달함으로써 세대 간 소통과 통합을 도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관장 권기현) 산하 옥수재가노인지원센터는 11월 15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가장 따뜻한 온도 36.5도, 어르신에게 전하는 온기’ 모금을 전개한다. 복지관은 서울 성동구 지역 저소득 어르신 112명에게 발열내의 등 한파대비물품을 지원하고자 카카오같이가치 모금함을 개설했다. 모금액으로 마련한 물품은 설 명절에 전달된다.
서울 영등포보현의집(시설장 임도영)은 11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 시설 내 응급구호실서 ‘동절기 야간응급구호사업’을 전개한다. 보현의집은 영등포역 일대 거리노숙인을 대상으로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차량을 운행, 시설이용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생필품 지원 등 복지서비스를 지원한다.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종성)은 12월 초 복지관 강당서 ‘복지관 서포터즈와 함께 따뜻한 겨울나기, 재가장애인 김장나눔행사’를 진행한다. 경주지역 18개 봉사단체 500여 회원은 행사를 위해 기금 400만원을 마련, 12월 1일 합동 김장을 실시한다. 만든 김치 300포기는 10kg 단위로 포장한 뒤 3일부터 5일까지 재가장애인 80여 가정에 전달된다.
부산 사상구불교연합회(회장 성문)는 12월 19일 부산 르네상스호텔 뷔페서 ‘나눔을 위한 일일 찻집’을 개원한다. 연합회는 해마다 찻집 운영으로 모은 기금을 청소년 장학사업, 해외 불교국가 구호 및 인도적 지원 사업 등 활동에 보태왔다.
부산불교 보현회(회장 안성이)는 내년 1월 15일부터 30일까지 부산 지역 아파트 단지 내에서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교복 후원 마련 떡국 떡 판매’를 진행한다. 보현회는 떡 판매기금으로 매년 소년소녀가장 및 종립 학교 학생을 위한 교복 25벌을 지원하고 있다.
아름다운동행은 “경제적,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회 소외계층을 돕는 것은 종교가 가진 사회통합 역할의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며 “나눔행사들을 통해 불교계는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고, 소외이웃들은 불교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