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어진 기능과 시간에 따라 쓸모를 정하곤 합니다. 전시 《어떤 쓰임》은 순간의 소명을 다하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에 대한 생태적 문제의식에서, 나아가 일상 속 사물과 사람에게 주어진 쓰임과 역할이 가진 의미를 이렇게 재정의합니다. 

‘어떤’ 존재든 ‘쓰임’이 있다.

‘어떤’ 방법이든 그것만의 쓸모가 될 수 있다.

튼튼하고 흠결 없는 새 물건을 선호하듯, 우리는 사람에게도 피상적 조건으로만 가치를 부여하곤 합니다. 그러나 어떤 몸과 마음을 가지고, 어떤 속도로 세월을 살아가는 존재든 모두 고유한 역할과 가치가 있음을 이 전시는 말합니다. 

다양한 해석을 거듭 더하고 곱할수록 (어떤)n 쓰임은 생각지 못한 다른 의미로 파생됩니다. 수직과 수평, 직선과 곡선을 오가는 작품이 만들어낸 공간 틈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그 의미를 다르게 바라보면서, 주변의 존재들에게 부여된 쓰임과 역할에 대해 여러분만의 해석으로 응답해주길 바랍니다.